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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주] 주식시장 관련 소식이 매일 쏟아지지만 뉴스에서 ‘개미’의 목소리를 찾기 쉽지 않습니다. 기사를 쓰는 기자도 개인 투자자고, 매일 손실과 이익 사이에서 울고 웃습니다. 일반 투자자보다 많은 현장을 가고 사람을 만나지만 미처 전하지 못했던 바를 철저하게 ‘개인’의 시각으로 풀어보겠습니다. 최근 한 자산운용사가 새로운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를 기념해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유럽 방산기업의 실적과 향후 성장 전망을 발표하며 지금이 투자할 적기라고 했다. 분명 새로운 상품인데 기시감이 든다. 최근 ETF가 출시될 때마다 어디선가 본 듯한 그 느낌을 떨칠 수가 없다. 이번 상품은 2개월 전에 나온 다른 중소형 운용사의 상품과 거의 취업준비생 비슷했다. 이름에 ‘TOP10’만 추가됐을 뿐 구성종목 대부분이 겹친다. 하지만 이 자산운용사는 자기들의 상품이 ‘진짜 핵심 방산’에 집중 투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상품의 구성종목은 Rheinmetall, Rolls-Royce, BAE System, Saab, Thales 등이다. 앞서 출시된 타사 유럽방산 ETF에도 모두 담겨 있는 종목이다. 일부 소구권 종목의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만 5~10%포인트 차이날 뿐이다. 총 보수 역시 기존 상품과 똑같이 책정했다. 중소형 자산운용사보다 높은 브랜드 파워를 고려하면 사실상 기존 상품의 투자자를 뺏어오겠다는 의지로 보이는 부분이다. 타사 상품과의 차별점이 무엇인지를 질문했다. 돌아온 답은 “리밸런싱을 1년에 4번 하고, 매출 전망 등을 고려하기 때문에 현대해상보험설계사 앞으로 구성 종목이 바뀔 수 있다”였다. 하지만 경쟁 상품 역시 리밸런싱을 진행하고, 시가총액과 매출액 등 비슷한 조건으로 구성종목을 결정한다. 두 상품이 크게 달라지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자산운용사들의 이 같은 ‘베끼기’ 경쟁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현재 1000개가 넘는 ETF가 상장돼 있지만, 비슷한 이름의 상품이 무수히 많은 것만 봐도 쉽게 이들 한성저축은행대학생대출 의 경쟁 현실을 알 수 있다. 물론 그 안에서 옵션 등을 활용해 확실한 차별점을 가져가는 상품도 있고, 기존에 없던 독보적인 상품으로 투자자를 끌어 모아 경쟁사의 베끼기를 방지하기도 한다. 이번 상품을 출시한 운용사 역시 과거 타사가 자신들의 상품을 베꼈다는 토로를 한 적이 있다. 자신들만 가지고 있던 ETF를 더 큰 운용사가 똑같은 구조로 만들었다는 것이 전국은행연합회 연봉 다. 당시 경쟁사는 더 낮은 수수료까지 책정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현재 ETF 시장을 보면 큰 운용사가 더 많은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전체 운용 규모나 인력에 따라 상장할 수 있는 상품이 사실상 제한돼 있는 만큼, 대형사는 더 많은 상품을 내놓을 여력이 있는 셈이다. 돈이 움직이는 자본시장에서 중소형 운용사가 만든 ETF가 잘 나간다면, 사실 대형사가 이 상품을 그대로 둘 이유가 없는 것도 맞다. 공정 경쟁을 위해 당국이 새로운 ETF에 대한 일정 기간 독점권을 인정해주기도 하지만,법적인 근거가 없어 여전히 상품 베끼기 관행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더 큰 운용사가 더 낮은 수수료를 책정해 같은 상품을 내놓는다면 당장의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ETF 시장을 바라본다면, 이 같은 베끼기는 결국 잘 나가고 있는 시장을 죽이는 행위다. 이미 상위 몇 개의 운용사가 시장의 대부분을 가져간 상황에서 중소형사의 입지가 더 줄어들 경우 오히려 선택지가 줄어들 수 있다. 운용사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다들 본인들은 다른 회사의 상품을 베끼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지금 상장된 똑같은 이름들의 ‘거기서 거기’ ETF들은 대체 누가 만들었을까. 김남석 기자 kn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