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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어렵고, 소개팅에서도 번번히 실패한 탓이다. 결국 비교적 이성을 쉽게 만날 수 있는 앱은 일종의 취미활동처럼 됐다.




“집에 혼자 있어요. 영상통화할까요?”

그러던 어느 날 윤민씨에게 친구신청이 왔다. 친구신청과 함께 성기배
적혀 있는 메시지에는 “야한 채팅할래요?”라는 말이 적혀 있었다. 윤민씨는 호기심도 생기는 한편, 대화를 해보고 싶어 승인을 눌렀고 채팅을 시작했다. 여성의 닉네임은 평범했다. 그러나 프로필 사진은 평범하지 않았다. 눈이 뜨일 만큼 윤민씨가 평소 좋아하던 여성 스타일이었다. 이 여성은 자신이 20대 여성이며, 부산에 산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요즘 저는 적정주가계산
혼자예요. 외롭고 심심하네요ㅠ.ㅠ”라고 말했다.
윤민씨는 “저는 서울에 살아요. 부산은 좀 멀어서 아쉽네요.”라며 시시콜콜한 대화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여성은 “사진 보니까 되게 잘 생긴 것 같은데, 여자친구가 없어요?”라며 이모티콘과 함께 애교 있는 멘트를 보냈다. 두 사람은 긴 대화를 이어갔고, 채팅은 음란한 내용의 수위 있는 단계까지KT 뮤직 주식
발전했다.
다음날 밤, 늦은 시각 윤민씨에게 메시지가 와 있었다. “지금 심심해요. 얼굴 보고 싶은데 영상통화는 안 될까요?”
윤민씨는 솔깃했다. 이 여성의 계정이 가짜나 사기라면 사람이 직접 움직여야 하는 영상통화를 제안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윤민씨는 카카오톡 ID를 넘겼고, 곧 여성으로부온라인 릴게임 정보
터 카톡 메시지가 왔다.
둘은 잠시간 카카오톡 메시지를 나눴고, 여성은 “저 지금 집에 혼자 있어요”라며 영상통화를 하자는 시그널을 보냈다.

“우리 영상통화로 서로 화끈하게 같이 즐겨볼까요? 같이 해요”




몸캠피싱은 피해자가 신고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다. (사진=챗GPT)



◇“네 폰에 저장된 연락처로 다 보낼거야.” 협박 시작

영상통화 속 여성의 모습은 사진과 다르지 않았다. 윤민씨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화면 속 여성은 웃으면서 웃옷을 벗으려는 동작을 취하며 윤민씨에게도 옷을 벗으라고 권유했다.

윤민씨는 영상 속 여성이 음란행위를 해보라고 재촉하자 여성에게 은밀한 부위를 보여줬고, 자위 행위까지 시작했다. 그러다가 여성이 “목소리가 잘 안 들려요”라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이미 윤민씨는 어느 정도 이성이 날아가 버린 상태였다. 빨리 여성과 원활하게 영상통화를 이어나가고 싶었다.

여성은 “이 앱을 깔아야 음성이 들려요”라며 링크 주소를 하나 보냈다. 윤민씨는 미처 생각을 하기도 전에 손가락을 먼저 움직여 링크를 눌렀다.

이 링크는 악성앱 설치로 이어지는 설계였다. 악성앱이 설치되자마자, 여성은 돌변했다.

그리곤 윤민씨에게 윤민씨 핸드폰에 저장된 연락처 목록과 영상녹화 파일이 전송됐다. 그리곤 등골이 서늘해지는 말을 했다. “네 영상 저장됐어. 네 폰에 저장된 가족, 친구 모두에게 이 영상을 전송할거야.”

윤민씨는 정신이 퍼뜩 들었다. “왜 이러세요?”

“10분 줄게. 50만원 보내. 이 계좌로.”

윤민씨는 10분이라는 짧은 시간의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송금했다. 모든 연락처에 영상이 전송되는 건 1분이면 될 것 같았다.

후회스러웠다. 그러고 보니 화면 속 여성의 모습은 자연스럽지 않고 AI로 만든 듯한 부자연스러움이 있었는데, 그걸 무시한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상대는 그만두지 않았다. “영상이 좀 남았네. 100만원 더 보내봐.”

윤민씨는 속수무책으로 몇 차례 더 송금했다. 가족과 친구, 대학교 사람들에게 이런 모습을 보인다니 그야말로 사회적 말살로 이어질 것 같았다.

이렇게 윤민씨는 총 300만원가량을 뜯겼다.

상대의 계정은 곧 폭파됐다. 윤민씨는 바로 신고를 하고 싶었지만 망설여졌다. 자신의 상황을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막막했기 때문이다.

윤민씨는 망설임 끝에 경찰에는 신고하기로 했다. 그러나 절대로 주위에 토로할 수는 없었다. 아직도 범죄조직이 자신의 영상을 가지고 있을 것이란 생각에 절망스러웠다.

이같은 몸캠 피싱은 지난해 한 해 동안만 2152건이 발생했다. 피해액은 112억원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595건 발생했고 34억원의 피해가 접수됐다. 피해자가 신고를 잘 하지 않는 몸캠피싱 특성상 범죄 피해는 훨씬 클 것으로 추측된다.

손의연 (seyyes@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