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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를 복제하기 위해 쓰였고 이후 이야기나 믿음을 전파하는 수단이었던 이 매체는 종이 생산이 확대된 르네상스 초기가 되어서야 예술장르로서 발전하게 된다. 이중 작가가 선택한 기법은 리놀륨 판화와 아크릴 드라이포인트로 이 둘의 공통점은 예리하게 파낸 부분에 프레스의 강한 압력으로 화지에 잉크를 밀어 넣는다. 왜 판화를 선택했냐는 물음에 작가는 조각하듯이 표정글북
현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가 근래에 여행한 뿌리가 산처럼 올라와 굽이치는 아르헨티나의 숲, 수많은 개체가 하나의 거대한 존재로 느껴진 브라질 상파울로의 숲에 경탄하여 대자연을 다시금 새기고 깎아내면서 그 안에서 작가의 내면이 찾아낸 존재들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수개월을 판화에 전념한 결과, 대지에 뿌리내린 다양한 식생과 균사체,초보주식배우기
그 생태를 함께 누리는 생명체의 유기적인 조화가 밀도 있게 표현된 다섯 개의 연작으로 준비됐다.



기울어진 뿌리 / Tilted Roots 1060*780mm 하네뮬레에 리노컷 2025


불완전한 생명의 방향으로 자라한국자원투자개발 주식
나는 뿌리 사이에 공존하는 존재들을 기울어진 벽에 수직 파노라마로 펼쳐낸 ‘기울어진 뿌리’, 숲과 바다 사이 뒤집힌 수평선에 대한 판타지를 담은 ‘수평면’, 그리고 땅 밑에서 하늘까지 미세하게 확장되는 생명의 흐름을 아크릴판 위에 니들로 새긴 ‘숨의 그물’ 등 130여전의 정통 판화와 설치가 금호미술관 3층과 컴바인웍스 갤러리 에서 관객과 마주한다.이승연은GPS관련주
작가노트에 “세계 여러 숲에서 만난 감각과 기억에서 시작되었다. 핀란드의 아무도 없는 숲을 거닐고, 멕시코 와하카에선 수령 2,000년의 하나의 나무이자 거대한 숲을 만났다. 아르헨티나에서는 뿌리가 산처럼 솟아오른 나무들 사이를 걷고 또 걸었다. 과테말라에선 수증기가 피어오르는 검은 흙을 밟으며 산길을 올랐고, 브라질 상파울루에서는 비처럼 쏟아지는 나뭇잎을 맞았다. 처음으로 ‘숲’이 하나의 생명체처럼 느껴졌다. 내가 오래도록 찾아 헤매던 이야기들이, 그 숲 속에 가득했다. 이번 전시는 내가 만난 그 숲의 이야기를 담으려 했다. 내가 그린 숲은 단지 나무들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숨겨진 뿌리, 기울어진 삶, 흔들리는 선, 그리고 바다 끝의 수평선까지— 자라나고, 되풀이되며, 사라지지 않는 생명의 에픽을 담고자 노력했다”고 적었다.



금호미술관 전시 전경 사진


전시의 일부 작품들은 오는 11월, 브라질 상파울루에 위치한 문화기관 Oficinas Culturais do Estado de São Paulo에서 열릴 이승연의 개인전에 다시 소개될 예정이며, 같은 시기 작가의 창작 그림책 ‘다섯 발자국 숲: 황금곰팡이’(2024, 국립현대미술관 제작지원·아트북프레스 제작)도 포르투갈어로 번역되어 브라질에서 공식 출간될 예정이다.이승연 작가는 이승연은 이야기의 힘을 믿는 예술가. 미래의 ‘채색 필사가’나 ‘주술사’ 또는 스토리텔러이다. 다양한 재료로 그림을 그리고 드로잉, 설치, 영상, 그림책 등 여러 매체를 활용해 작품을 만든다. 구석기 시대의 동굴벽화처럼 영원히 남을 작업을 꿈꾸며 고대사와 신화, 또는 상상의 극한을 보여 주는 기이하고 신기한 이야기, 여행을 통해 발견 수집해 변형한다. 최근 2025년에는 볼로냐 라가치상 에메이징 북 셀프 지속 가능성 부문 수상하였고 작년에는 [다섯 발자국 숲, 황금 곰팡이] 그림책 단행본으로, 국립현대미술관 제작지원으로 전시 주제 함의한 최초 창작 그림책이 출간 되었다.2013년 센트럴 세인트 마틴 런던, 영국에서 Narrative Environment 로 석사 학위를 취득한 작가는 국립현대미술관(과천,서울), 광주아시아문화전당(ACC), 문화역서울284, 김홍도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미술관, 고양아람누리미술관, 수림문화재단, 광주문화재단미디어338, 평화문화진지, 세종문화회관, 울산 태화강, 베를린 ZK/U, 루마니아 REDUTA 아트센터, 대만 가오슝 Pier 2 Pier 아트센터 등 국내외 여러 미술관, 기관, 단체에서 개인전 및 단체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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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