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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만경강은 전북 완주에서 시작돼 전주, 익산, 김제, 군산을 거쳐 서해로 흘러 들어간다.
넉넉한 품의 강물은 들판을 적셔 호남평야의 곡식을 풍성하게 일궜고, 사람들이 오가는 길이자 중심지가 됐다.
바다와 강, 평야와 고원이 만나는 독특한 지형 속에 전북 지역이 어떻게 교류해왔는지 조명한 전시가 열린다. 지역 역사를 새롭게 바라보려는 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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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전주박물관은 이달 27일부터 10월 12일까지 전북 지역의 고대 문화 교류를 조명한 특별전 '나고 드는 땅, 만경과 동진'을 선보인다.



'乙'자 모양 청동기 전북 김제 대동리 유적에서 출토된 '乙'자 모양을 한 청동 패식으로, 뒷면에 한 쌍의 꼭지가 부착돼ELW거래
있어 의복에 부착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기호문화유산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박경도 국립전주박물관장은 26일 열린 언론 공개 행사에서 "전북의 고대 문화를 지형, 기술, 교류라는 다층적 시각에서 새롭게 해석하려는 시도"라고 소개했다.
전시는 초기 철기시대부터 삼국시이번주추천주
대까지 전북 일대가 어떻게 문화의 통로이자 중심지로 기능했는지를 다양한 유물과 고고학 성과로 소개한다.
완주 갈동 유적에서 출토된 잔무늬거울(보물)을 비롯해 404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전시는 다양한 자연 지형이 교차하는 전북 지역을 비추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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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검·청동꺾창 거푸집 전북 완주 갈동 유적에서 출토된 청동검·청동꺾창 거푸집은 명확한 출토 위치가 밝혀진 최초의 사례로 여겨진다. [국립전주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조선시대에 제작된 '동여도'(東輿圖)와 '만경현지도'(萬頃縣地圖), '동국여지지'(東國輿地志) 등 여릴게임가입머니
러 문헌과 고지형 복원 자료를 통해 지형적 특성을 엿볼 수 있다.
만경강 유역에서 꽃피운 청동기 철기 문화는 특히 주목할 만하다.
완주 갈동 유적에서 출토된 청동검과 청동꺾창 거푸집은 출토 위치가 명확하게 밝혀진 최초의 사례로, 당대 청동기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유물이다.
청동기 제작 기술의 정점을 보여주는 잔무늬거울도 함께 볼 수 있다.



보물 '완주 갈동 출토 정문경 일괄' 중 잔무늬거울, [국립전주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제 만경읍 대동리 유적에서 출토된 '乙'자 모양 청동기는 2022년에 발굴된 이후 전북 지역에서 처음으로 공개하는 유물이라 눈길을 끈다.
박물관 측은 "뒷면에 한 쌍의 꼭지가 부착돼 있어 의복에 부착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한반도에서는 현재까지 비슷한 출토 사례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최근 발굴 조사한 고고학적 성과도 다룬다.
특히 정읍 은선리와 도계리 고분군에서 출토된 꽃 모양 금 꾸미개를 포함한 유물 73점은 보존 처리를 마친 뒤 처음으로 관람객과 만난다.



금 꾸미개 최근 발굴 조사한 정읍 은선리와 도계리 고분군에서 출토된 금 꾸미개로, 금이 약 88%, 은이 약 11% 섞인 이원계 합금이다. [전주대학교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북 지역에서는 백제 웅진기(475∼538) 후반부터 동진강 유역의 정읍을 중심으로 백제계 무덤이 발견되는데, 그 안에서는 백제계 장신구가 잇달아 출토되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박물관 관계자는 "전북의 자연환경 속에서 이뤄진 문화적 접촉, 융화, 충돌, 교역 등 다양한 교류의 층위를 구체적인 유물과 자료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박물관은 전통 서예를 주제로 한 '서예문화실'을 새로 단장해 공개했다.
별관 1층에 마련된 전시실에서는 글씨의 외형과 내용, 작가의 삶과 이야기, 전북 지역의 서예문화 등의 주제로 나눠 다양한 서예 작품을 보여준다.



보물 '정조어필 - 제문상정사' [국립전주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정조(재위 1776∼1800)가 옅은 분홍빛 종이 위에 두꺼운 필치로 써 내려간 글씨인 보물 '정조어필 - 제문상정사'(正祖御筆 - 題汶上精舍) 등 48점을 모았다.
추사 김정희(1786∼1856)가 쓴 편액 '잔서완석루'(殘書頑石樓)도 공개된다. 부서진 글자와 굴러다니는 돌을 탐구하는 서재라는 뜻의 글씨에 담긴 개성을 엿볼 수 있다.
이 밖에도 조선시대 명필 석봉 한호(1543∼1605)가 쓴 해서, 효종(재위 1649∼1659)이 27세 때인 1645년에 지은 시 등이 관람객을 맞는다.



김정희가 쓴 예서 '잔서완석루' [국립전주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박물관은 전북 지역을 대표하는 박물관으로 거듭나겠다는 뜻도 밝혔다.
박물관 측은 향후 나아갈 방향으로 '깨어있는 역사, 살아있는 문화, 모두에게 열려있는 역동적인 박물관'을 제시하며, 박물관 로고(상징)도 새로 선보였다.
박 관장은 "멋과 여유가 넘치는 가운데서도 꿋꿋한 심지를 가지고 지역 고유의 문화를 일궈낸 전주와 전북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박물관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새로운 박물관 로고(상징) [국립전주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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