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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정민경 기자]



▲ 한국 첫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작가 한강. ⓒ연합뉴스



2024년 대중문화와 콘텐츠 산업은 불황 속에서도 반짝인 콘텐츠와 인물들이 나오면서 예상치 못한 흥행을 맞이했다. 천 만 영화 '파묘'가 샤머니즘 열풍을 불렀고,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글에 대한 관심을 불러모았다. 민희진과 뉴진스, 하이브의 갈등은 올 한해를 계속 뜨겁게 달궜다. 차량유지비지원 윤석열 대통령의 12·3 내란 사태는 문화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올 한해 문화·콘텐츠계 '사건'들을 돌아봤다.

1. 천 만 영화 '파묘', '샤머니즘' 열풍 만들다
2월 개봉한 영화 '파묘'는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장르의 영화다 교회담보대출 . 오컬트 작품으로선 이례적으로, 또한 2024년 처음으로 천만 관객을 돌파하고 1200만에 가까운 관객을 끌었다. 2024년 개봉한 영화 중 천만 영화는 '파묘'와 '범죄도시4'였다. '파묘'는 오컬트 미스터리라는 새로운 장르적 실험의 성공 사례로 자리 잡았으며 이후 콘텐츠 계에서 샤머니즘 코드가 유행하기도 했다. SBS 예능 '신들린 연애', 티빙의 ' 기업은행 담보대출 샤먼: 귀신전' 등 다양한 샤머니즘 콘텐츠가 만들어지면서 샤머니즘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열었다.



▲ 영화 '파묘'와 '범죄도시' 포스터.



2. 민희진 기자회견과 뉴진스, 하이브의 끝없는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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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전 대표와 뉴진스, 하이브 간의 갈등은 가요계를 넘어 대중문화계의 큰 사건이었다. 특히 4월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는 올 한해 가장 주목을 끈 기자회견의 주인공이 됐다. 민 전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입고 나온 초록색 티셔츠와 모자가 화제를 불렀고, 민 대표의 “개저씨들”, “맞다이로 들어와” 등 발언이 유행어가 됐다 농협마이너스통장만드는법 . 이후 민희진 전 대표가 11월 어도어에서 퇴사하고 뉴진스가 민 전 대표를 지지하면서 여전히 하이브와의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뉴진스 멤버 하니는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직장 내 괴롭힘을 주장하기도 했다. 한 방송사의 문화부 기자는 “올해는 연말 계엄 사태 이전엔 뉴진스가 아니면 관심을 끌기 어려웠다”고 회고했다.



▲2024년 4월 25일 오후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3. 기대를 뛰어넘은 파리 올림픽과 김예지 선수

2024년 8월 파리 올림픽은 기대보다 큰 흥행과 성과를 거두며 스포츠 콘텐츠의 위상을 증명했다. 파리 올림픽은 인기종목이 본선 진출에 실패한 가운데 개막식 자체도 난해하다는 평가에 시차가 맞물리면서 지상파 3사 총 시청률이 3%대(SBS는 0.6%)를 기록하는 등 '올림픽 회의론'을 불렀다. 그러나 참가 선수들의 호전에 스타성있는 스포츠 선수들이 부각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목표 금메달 개수가 5개였던 파리 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은 금메달은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를 손에 쥐고 8위에 올랐다. 특히 양궁과 배드민턴 등에서 뛰어난 성적을 기록한 양궁 결승전은 순간 최고시청률이 20.9%(닐슨 코리아 수도권 기준)을 기록했다. 파리 올림픽 사격 공기권총 부문에서 은메달을 딴 김예지 선수는 스타로 떠올랐고 일론 머스크 등이 그를 언급하기도 했다. 김 선수는 이후 발렌시아가 모델로 화보 촬영을 했다.



▲8월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브라질의 마르쿠스 달메이다와의 16강에서 한국 김우진이 활시위를 놓고 있다. ⓒ연합뉴스



4. '흑백요리사', 한국이 가장 잘 만드는 콘텐츠 보여주다

9월 공개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흑백요리사: 요리계급전쟁'은 2024년 최고의 화제작 중 하나다. 미슐랭 스타를 받은 셰프부터 SNS 인기 맛집 셰프, 급식 조리사까지 다양한 배경의 셰프 100명이 한 자리에 모여 펼친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요리와 계급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시청자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계급과 실력을 넘나드는 서사와 셰프들 간의 갈등과 화합이 주는 드라마틱한 긴장감은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흑백요리사'는 전 세계 넷플릭스 비영어권 TV 프로그램 주간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고, 3주간 정상을 지키며 글로벌 흥행을 이뤘다. 전문가들은 이 프로그램은 시대정신(계급 불균형)을 다루면서도 '쿡방', '먹방', '서바이벌'을 혼합한 K콘텐츠만의 특징을 잘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흑백요리사'는 시즌2 촬영이 확정됐으며, JTBC는 '냉장고를 부탁해' 새 시즌에서 '흑백요리사'에 참여한 셰프들을 출연시키며 화제성을 이어나가고 있다.



▲ 흑백요리사 갈무리. 사진=넷플릭스



5.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한국 문학, '텍스트 힙' 시대를 열다

10월10일, 한강 작가가 한국 작가 최초로, 또한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국 문학의 위상을 세계적으로 알렸다. 한강 작가의 작품 세계는 인간의 고통과 상처를 예리하게 파헤친 서사로 주목 받았고, 이번 수상은 한국 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계기가 되었다. 수상 이후 '한강 열풍'을 겪은 한국 출판계에서 그의 작품들이 전 세계적으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이후 이른바 '텍스트 힙(Text Hip)'이라는 현상이 등장하며, 문학과 문화 콘텐츠의 새로운 소비 패턴이 형성되었다. 언론계에서는 한강 작가 수상 직후 단독 인터뷰를 성사시킨 김유태 매일경제 문학전문기자의 기사가 크게 주목을 받기도 했다. 김유태 기자는 해당 인터뷰로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전문보도 부문을 수상했다.



▲ 10월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을 축하하는 공간이 마련돼있다. ⓒ연합뉴스



6. 정우성, 문가비가 출산한 아들 친부임이 알려지면서 파장

11월 배우 정우성이 16세 연하 모델인 문가비가 출산한 아들의 친부라는 사실이 디스패치 보도로 알려진 일이 논쟁으로 확산했다. 정우성은 “생물학적 아버지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며 양육비는 최대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청룡영화제에서 그는 “사적인 일로 영화에 오점이 남지 않기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일각에선 양육비가 아버지로서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반면 한겨레가 <출산은 결혼과 동의어가 아니다> 칼럼을 게재하는 등 비혼 출산이 화두가 되기도 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혼외 출산 및 동거 가정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등록동거제' 도입 법안을 제출하고, 대통령실이 모든 생명에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11월29일 청룡영화제에 참석한 정우성 배우. 사진출처=KBS 유튜브 갈무리.



7. '눈물의 여왕' '선재업고 튀어' '정년이'까지 tvN 약진

2024년 tvN은 드라마 '정년이' '선재업고 튀어' '눈물의 여왕' 등으로 채널의 존재감을 확고히 했다. 4월 공개한 '선재 업고 튀어'는 시청률 5%대로 막을 내렸지만 큰 화제성을 부르며 변우석 배우를 인기 스타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신드롬 수준의 화제성을 몰고온 '눈물의 여왕'은 최종회 시청률 24.9%(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면서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잡은 올해의 드라마로 꼽히고 있다. MBC에서 준비했으나 tvN에 편성된 '정년이'의 경우 국극단이라는 신선한 소재와 웹툰에서 보여준 탄탄한 전개, 배우들의 조합으로 인해 16.5%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콘텐츠 업계에선 올해 tvN이 넷플릭스 오리지널보다 화제성과 다양성에서 모두 승자였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 포스터.



8. 로제, 브루노 마스와 '아파트'로 전무한 기록 세워

블랙핑크 멤버에서 솔로 아티스트로 선 로제는 세계적 팝스타 브루노마스와 함께 부른 '아파트'(APT.)를 10월 공개해 전무한 성적을 거뒀다. 한국의 술자리 게임에서 착안한 이 곡은 '아파트 아파트'가 반복되는 구절이 인기를 끌었고,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과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톱100'에서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로제는 한국 여성 가수 역대 최초로 빌보드 톱10,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 1위 등의 기록을 세웠다. 유튜브에 공개된 아파트 뮤직 비디오 조회수는 3억 회를 돌파했다.



▲ 로제와 브루노 마스의 협업곡 'APT.'



9. 윤석열 대통령 계엄령 선포로 문화계도 술렁

12월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가 문화계에도 큰 파장을 일으켰다. 창작자들과 예술계는 표현의 자유 침해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표명했다. 영화계는 지난 5일과 13일 두 차례에 걸쳐 긴급성명을 냈고, 영화 감독들은 공식석상에서 내란 사태에 관한 비판 발언을 잇따라 내놓았다. 1970년대 전두환 신군부 시절 계엄과 쿠데타를 다뤄 역주행한 영화 '서울의 봄'의 김성수 감독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서울의 봄' 흥행 이유를 깨달았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2'의 황동혁 감독은 윤 대통령을 향해 “계엄 사태는 탄핵이든 하야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에서 K팝이 울려 퍼진 가운데 아이유, 뉴진스 등 대중음악계 연예인들이 집회 참가자들을 위한 음식점·핫팩 선결제를 한 일도 주목 받았다. 동시에 가수 임영웅이 이 시국에 왜 목소리를 내지 않느냐는 SNS상 지적에 “뭐요”, “제가 정치인인가요. 목소리를 왜 내요”라고 답한 일로 비판 받았다. 이런 가운데 경북 구미시는 25일로 예정된 가수 이승환의 35주년 콘서트 장소 대관을 취소하면서 이씨가 정치적 발언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거부했다고 밝혀 검열 논란을 불렀고, 이씨는 이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가수 이승환 콘서트 홍보 이미지. 사진=이승환씨 SNS



10. 연말 디즈니 '조명가게'에 넷플릭스 '오징어게임2' 공개

2024년 연말 디즈니+는 '조명가게',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2' 등 기대작을 연이어 공개했다. 디즈니+ 가 8일 공개한 '조명가게'는 올해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중 최다 시청 기록을 달성했다. '조명가게' 원작인 강풀의 웹툰 역시 역주행 흥행을 하고 있다. 이번 작품으로 배우에서 연출자로 변신한 김희원에 대한 주목도 계속되고 있다. 한편 넷플릭스는 넷플릭스 최대 흥행작인 '오징어 게임'의 두 번째 시즌 '오징어 게임2'를 26일 공개했다. 2025년 연초까지 흥행을 이어갈 것이라 예상되는 '오징어 게임2'가 전작을 넘어설 기록을 세울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즌2 포스터. 사진=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