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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도 챙기고, 스트레스도 날리고…’
경치 좋은 코스를 무리 지어 달리며 친목을 쌓는 ‘러닝 크루’ 열풍이 전국적으로 거세다.
지난 주말에는 달리기 애호가들이 대거 부산을 찾았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회공헌위원회와 사회복지법인 아이들과미래재단 등이 공동 주최한 제12회 ‘기브앤 레이스’ 행사가 지난 6일 열렸기 때문이다.
무려 2만여 인파가 벤츠 로고가 찍힌 푸른색 셔츠를 입고 부산 도심을 뒤덮었다.
기자도 그중 한 명이었다. 은행별 주택담보대출 금리 기록을 재가며 뛰어본 장거리라곤 학창 시절 1500m 달리기가 마지막이었으니 실로 오랜만의 ‘출전’이었다. 출발선 앞에 서자, 묘한 긴장감이 밀려왔다. 옛날처럼 부담스럽거나 떨리진 않았다. 경쟁자를 제치고 순위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중압감이 없었던 까닭이다. 기분 좋은 긴장감에 가까웠다. 나만의 속도로 달릴 수 있을 만큼 달리면 그걸로 충분했다. 주최 측이 저소득 적금 이번 행사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레이스’라고 명명한 배경이다. 참가비(5만원)는 전액 기부된다. 올해 모인 10억여원은 아동 학대 예방 사업 지원에 쓰일 예정이다.
3㎞, 8㎞, 10㎞ 등 3가지 중에 8㎞ 코스를 선택했다. 러닝머신 위를 달려본 적은 있지만, 실제 도로에선 처음 시도해보는 거리였다. 완주를 목표로 삼았다. 부산 벡스 씨티캐피탈지점 코에서 출발해 광안대교를 지나 광안리 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코스는 가히 환상이었다. 평소 차만 다니던 광안대교가 이날 레이스를 위해 특별히 개방됐다. 바다를 가로지르는 달리기 행렬이 교량 위를 빼곡히 메웠다. 장관이었다. 다리 위에서 바라본 좌우 풍경은 더 압권이었다.
참가자들은 달리다 말고 멈춰서서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고, 감탄사를 모기지론대출한도 연발했다. 어린 자녀를 목말 태우고 나온 아빠부터 깃발을 펄럭이며 단체로 참여한 ‘달리기 동호회’ 멤버들까지 ‘마라톤’에 진심인 사람들이 어우러져 한바탕 축제를 펼쳤다.
‘기브앤 레이스’ 참가자들이 서로 격려하며 부산 광안대교 위를 달리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공 환산
3~4㎞ 구간이 가장 힘들었다. 아직 반만 못 왔다는 생각이 다리를 무겁게 했다. ‘무리해서 빨리 달릴 일도 없지만, 그렇다고 걷지도 않으리라’던 당초 계획을 바꿨다. 5㎞만 달리고는 걷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때였다. 기적처럼 내리막 코스가 나타났다. 광안대교를 벗어나 도심으로 접어드는 구간이었다. 다리가 천근만근이었지만, 경사에 몸을 맡기니 가속이 붙었다. 바닥에서 발을 살짝 떼기만 해도 앞으로 나아갔다. 그렇게 한 1km를 달렸을까. ‘가뭄의 단비’처럼 음료수가 등장했다. 목을 축이니 없던 힘이 샘솟았다. 끝까지 달려보기로 했다. 지금까지 달린 게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다.
결승선이 저만치 보였다. 사람들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덩달아 성큼성큼 보폭을 키웠다. 어디서 그런 힘이 났는지 막판에 몇 명을 추월하기도 했던 것 같다. 공식 기록은 1분 01초 32. 해냈다 싶어 가슴이 울컥했다. 값진 경험이었다.
대형 산불과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등이 이어지면서 주최 측은 행사 연기를 고려할 정도로 고민이 많았지만, 레이스는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참가자들은 적어도 이날만큼은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달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0㎞ 코스를 완주한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사장은 “이토록 아름다운 도시 부산에서 여러분과 함께 달릴 수 있어 영광”이라며 “내년에도 더 뜻깊고 멋진 행사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
‘기브앤 레이스’ 10km 코스에 참가한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사장(가운데).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공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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