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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필리핀이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남중국해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 인근 해상에서 중국 해군 구축함과 해경 경비함이 필리핀 연안경비대 함정의 뒤를 쫓다 자국 함정끼리 충돌하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물대포를 쏘면서 협공을 하는 과정에서 필리핀 함정이 중국 함정 사이를 빠른 속도로 빠져나가자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서로 부딪혔어요.
필리핀 연안경비대는 이 과정을 생생하게 담은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위험한 기동으로 필리핀 선반과 요원들의 안전을 위협했다”고 했습니다. 중국 대여업체
외교부와 해경은 “중국 고유의 영토에서 합법적인 법 집행을 했다”고 발표했지만, 두 선박이 충돌한 사실은 일절 언급하지 않았어요. 중국 내 보도도 전면 차단했습니다.
이 사고로 중국 해경 경비함 난위호(만재 배수량 1440t)는 뱃머리가 크게 파손됐고, 052D형 구축함 구이린호(배수량 7500t)도 좌현 앞부분이 충돌 자국이 남았어요. 신천지게임
난위호 뱃머리 부분에는 사고 직전 선원 3명이 서 있는 모습이 목격돼 인명 손실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합니다. 7500 t급 구축함과 1400t급 경비함이 배수량 320t에 불과한 필리핀 함정을 쫓아가다 사고가 발생한 것을 두고 ‘코끼리가 모기를 잡으려다 제 발등을 찍은 격’이라는 말까지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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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11일 남중국해 스카버러 암초 인근 해역에서 필리핀 경비함을 추격 중인 중국 해군 구축함 구이린호(왼쪽 위)와 해경 경비함 난위호(오른쪽 위). 필리핀 경비함이 협공을 피해 빠져나가자 두 함정은 피하지 못하고 충돌했다(왼쪽 아래). 충돌 직후 뱃머리를 돌리는 중국 구축함 뱃머리 왼쪽에 긁힌 자국이 보인다(오른쪽 아래)증권스토리
. /필리핀 연안경비대


◇물대포 쏘며 협공하다 자국 함정끼리 부딪쳐
이번 사고는 8월11일 스카버러 암초에서 19 km가량 떨어진 해상에서 발생했습니다. 필리핀 어선 30여척이 조업을 하다가 중국 경비함으로부터 방해를 받자 연안경비대에 연락을 취했고, 연안 경비대 소속 경비함 BR릴게임종류
P 술루안호(배수량 320t) 등 2척이 어민 호위를 위해 출동했다고 해요.
필리핀 연안경비대가 촬영한 화면을 보면 중국 구축함과 해안 경비함은 술루안 경비함을 뒤에서 맹렬하게 추격합니다. 왼쪽 뒤편을 따라오는 중국 해경 경비함 난위호는 물대포를 쏘면서 곡예를 하듯 필리핀 함정 뒤쪽을 좌우로 오가면서 항해를 해요. 오른편 뒤에서는 중국 구축함이 거리를 좁혀 옵니다. 필리핀 함정이 협공을 피해 오른쪽으로 회전하면서 빠른 속도로 빠져나가자 중국 구축함과 경비함이 항로가 겹치면서 서로 충돌하는 모습이 화면에 담겼어요.
이 사고로 중국 해안 경비함은 항해가 어려울 정도로 뱃머리 부분이 크게 파손됐습니다. 구축함도 왼쪽 앞쪽에 큰 구멍이 나는 등 피해를 보았어요. 구축함이 경비함의 중간 부분과 충돌했다면 경비함이 두 동강이 날 수도 있었던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군사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충돌 직후 경비함에서 일부 선원이 물로 떨어진 듯 구명정이 던져진 모습도 화면에 나왔어요.
필리핀 연안경비대 제이 타리엘라 대변인은 “중국 경비함이 고속으로 우리 경비함을 추격해 오는 과정에서 충돌 사고가 발생했다”면서 “부상 인원이 있을 것으로 보고 의료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했지만, 중국 측에서는 응답이 없었다”고 했습니다.



중국 필리핀 영유권 분쟁 지역. /조선일보DB


◇중 구축함, 필리핀 경비함 23배 크기
스카버러 암초 일대는 중국과 필리핀이 10년 이상 영유권 분쟁이 벌이는 곳이죠. 필리핀 해안에서 서쪽으로 230km 떨어져 있고, 중국 남부 하이난섬에서는 850km 거리에 있습니다. 필리핀은 국제법에 따라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으로 간주하는데, 중국은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면서 2012년부터 이곳을 실질적으로 통제하고 있어요. 국제사법재판소는 2016년 필리핀이 제기한 소송에서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지만, 중국은 이 판결을 무시합니다. 지난 6월에도 양국 경비정이 충돌한 사건이 있었죠.
사고를 낸 구이린호는 중국 남부전구 소속의 미사일 구축함으로 2021년 취역한 최신예 기종입니다. 만재 배수량이 7500t으로 우리나라의 세종대왕급 구축함과 비슷한 중량으로 길이 159m, 폭 18.4m의 대형 함정이죠. 중국 해경 경비함 난위호는 길이 88.9m에 만재 배수량은 1440t의 대형 경비함입니다. 원래 중국 해군이 미사일 호위함으로 사용하다 해경에 넘긴 함정이죠.
반면, 필리핀의 해안 경비함은 배수량 320t의 다목적 순찰함으로 2017년에 취역했습니다. 구이린호와 비교하면 23분의 1 크기이죠.



작년 4월 30일 필리핀 연안경비대 소속 바가케이호가 중국과의 분쟁지인 남중국해의 스카버러 암초 인근 해역에서 중국 해경 경비함 두 척이 쏘는 물대포를 맞고 있다./필리핀 연안경비대


◇중국은 보도 통제, 필리핀은 훈장 잔치
중국은 당혹해하는 모습입니다. 필리핀이 공개한 화면에는 중국 해안 경비함이 질주하면서 필리핀 경비함을 위협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어요. 지난 수년간 중국 전투기가 공해상에서 미국, 호주, 캐나다 정찰기, 초계기 등을 상대로 근거리 비행을 하면서 위협하던 것을 연상시키는 장면이었습니다. 자국 함정들끼리 충돌하면서 해군과 해경이 서로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도 그대로 노출했어요.
중국 외교부와 해경은 이 사건과 관련, “합법적인 법 집행을 했다”고 밝혔지만, 자국 함정 간 충돌 사건은 한마디도 거론하지 않았습니다. 관영 환구시보 편집장을 지낸 후시진도 8월11일 밤 웨이보에 함정 충돌 소식을 올리면서 “필리핀에 빚을 갚아줘야 한다”고 썼다가 곧바로 지웠어요. 중화권에서는 “베이다이허에서 휴가 회의를 진행 중인 중국 최고지도부에도 상당한 충격이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반면, 필리핀은 축제 분위기입니다. 8월12일 마닐라로 돌아온 술루안호의 선장과 선원 전원에게 훈장을 수여했다고 합니다.
필리핀과 상호방위조약을 맺은 미국은 8월13일 이지스 구축함 히긴스호(만재 배수량 8700t)와 연안전투함 신시내티호(배수량 3100t)를 스카버러 암초 인근 해역에 배치했어요. 혹시 모를 중국의 보복에 대비해 상황 통제에 들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해경은 8월11일 남중국해 스카버러 해역 충돌 사건과 내놓은 발표문. "필리핀 경비함 등을 상대로 합법적인 법 집행을 했다"고 했지만, 자국 함정 충돌 사건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가까우면서도 먼 이웃, 다 아는 것 같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중국을 탐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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